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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핵 : 실버(EASY Silver)
자식 농사? 은퇴 준비가 먼저다!
2019-05-27 11:52:26
이현규
우리나라 40대 부모의 교육비 지출액은 미국 부모의 7배 수준. 에듀푸어는 실버푸어로 가는 지름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지 라이프 투데이=이현규 기자]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은 노후 준비를 못하고 있다. 자신의 은퇴 준비보다 자녀의 공부와 결혼 준비를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온 탓이다. 보물단지로 애지중지 키웠지만, 은퇴 준비의 최대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자녀. 이제 자식 농사에서도 은퇴를 준비해 보자.


부메랑 키즈, 캥거루족, 연어족을 아시나요?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의 51%는 캥거루족이다.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를 뜻한다. 우리나라 청년들만이 아니다. 미국에선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을 못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 곁에서 머무는 자녀를 '낀 세대'라고 해서 '트윅스터(Twixter)'라 부른다. 캐나다에서는 결국 집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에서 '부메랑 키즈', 영국 부모들은 퇴직연금을 축낸다는 뜻에서 '키퍼스(KIPPERS·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 이탈리아 부모들은 엄마가 해주는 음식에 집착한다는 의미로 '맘모네(Mammone)'라고 지칭한다. 자녀가 결혼을 해도 자식 농사는 끝나지 않는다. 결혼한 후에도 육아 도움을 받기 위해 부모님 집에 둥지를 트는 일명 '연어 부부'들이 요즘 흔하다. 부모의 도움은 받지만 부모의 노후를 책임질 의지는 없는 자녀들. 자식농사에서 은퇴를 결심하고, 합리적인 노후설계를 하려면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하며, 어떻게 잘 써야 하는지를 어려서부터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경제 독립의 시작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녀 지원과 노후 준비, 맞바꾸지 말자

에듀푸어로 살면 실버푸어 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2017년 한 해의 사교육비는 18조 6,223억 원, 초·중고생의 사교육 평균 참여율은 70.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 교육비로 50대 가구가 평균 7200만원, 40대 가구는 6100만원을 지출했다. 40대 부모의 교육비 지출액은 미국 부모의 7배 수준이다. 심지어 은퇴한 부모도 평균 소득의 40% 정도를 자녀 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다. 문제는 교육비 부담이 '에듀푸어'를 양산하고 그로 인한 부실한 노후 준비가 '실버푸어'를 양산한다는 사실이다. 빚을 내서까지 사교육에 매달리는 현상은 노후의 삶의 질을 붕괴시킨다. 더 늦기 전에 교육비, 결혼준비 비용 등 자녀에 대한 과도한 지출을 줄여 은퇴 준비 자금을 확보하자.


자녀에게 부모의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자녀의 교육비, 결혼비용은 부부가 상의해 적정한 범위를 정해놓고 그것을 넘어서지 않도록 사전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자녀와 함께 가계의 재정 상황, 부모의 노후 목표, 여기에 따른 돈의 운용계획을 밝히고 지원해줄 수 있는 규모와 시기에 대해 미리 의논하는 게 현명하다. 무책임하거나 자녀를 덜 사랑하는 게 아니다. 아낌없이 퍼주며 버티다가 어느 날 갑자기 지원을 끊는 것보다, 은퇴 후 자식들의 도움을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올바른 경제 교육이 가장 효과적인 노후 준비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유태인들은 경제교육도 가정교육의 일환으로 여긴다. 자녀가 생후 8개월쯤 되면 고사리 같은 손에 동전을 쥐어주며 직접 저금통에 넣도록 교육시킨다. 또한 미국  고등학생들은 상당수가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 당연히 손해 경험이 많다. 어렸을 때부터 투자도 해보고 손해도 경험해야 세계 경제에 관심도 생기고, 돈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고 여긴다.  가치투자의 대부인 워렌 버핏 역시 열 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얻은 수익으로 주식투자를 했다는 경험담을 얘기하곤 한다. 경제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단순하게 절약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하며, 어떻게 잘 써야 하는지를 어려서부터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재산 상속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재산을 물려주고 싶다면, 우선 현역시절에 가입해둔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부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기본생활비 정도를 보장받을 수 있는지를 계산해 보자. 목돈이 필요한 경우 즉시 연금이나 주택연금으로 보충할 수 있겠는가도 계산해본다. 일본에서는 요즘 '노노(老老)상속'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부모가 장수할수록 상속받는 자식의 나이가 많아지기 때문에, 한창 목돈이 필요한 나이인 40~50대를 넘겨 뒤늦게 자산이 늘어봐야 소용없다는 게 자식들의 푸념이다. 이 모든 것을 미리 따져 보고 재산에 대한 자녀의 막연한 기대감을 줄이는 것이 경제 독립의 시작이다.

 

 

[이지 라이프 투데이=이현규 기자]